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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틱 한드라마

드라마 tvN 이로운 사기 등장인물관계도 시청률 스토리

by 드라마틱한드라마 2023. 5. 31.

공교롭게도 월화의 남자가 되어버리신 김동욱 배우님입니다. 촬영시기는 달랐으나 편성이 그렇게 됐습니다. 월화에 본인 드라마가 격돌한다니 참 웃지 못할 사연입니다만, 끝나자마자 채널을 돌리시면 두 편 다 시청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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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에서 가져왔습니다.

 

드라마 tvN 이로운 사기 등장인물관계도

이로운사기_등장인물
홈페이지에서 가져왔습니다.

이로움(천우희 배우)

"이건 도박이 아냐, 사기지" 우아하게 올라간 눈꼬리 작고 오뚝한 코 웃을 때마다 하트를 그리고 닫힐 땐 누구의 목이라도 벨 듯 단호한, 조각 같은 입술, 언제나 갓 세수한 듯, 자연 그 자체의 색채만으로 투명한 얼굴로 제멋대로 자라난 길고 풍성한 검은 머리칼이 찰랑이며 건드리면 부서질 듯 파리하고 건조한 표정, 때때로 허공을 응시하는 텅 빈 눈, 귀를 울리는 까랑한 목소리, 날이 곤두선 웃음 부드러운 얼굴과 거리가 먼 냉혹한 심성, 케이블 방송 '서프라이즈 100'으로 유명했던, 어릴 때부터 재주를 팔던 소녀입니다. 5살, 백과사전 전집을 외웠고 8살, 매스컴의 주목을 받았으며, 10살, 장학재단 적목의 선택을 받았습니다. 영재교육이라는 명목아래 세상에서 가장 여리고 혼자인 아이들을 모아 가장 가난하고 어리석은 약자들을 치게 만들었던 붉은 눈, 적목, 그곳에서 로움은 감정보다는 효율, 연민 대신 통제, 용서 대신 복수를 선택하도록 교육받았습니다. 받은 대로 갚고, 타인에게 감정도, 미련도 갖지 않습니다. 나의 이익이 되지 않는다면 무시하고, 효용가치가 떨어지면 버려버립니다. 타인은 도구이고, 나 또한 남들에게 그러하리라 믿으며, 냉철한 지침 하에 가족이란 존재가 희미해졌을 때쯤, 사고처럼 나타난 로움의 부모는 예상과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떨리는 목소리, 눈동자, 그리움으로 물든 손끝.. 소녀의 마음이, 어쩌면 자신도 가족에게 돌아가 평범한 삶을 되찾을 수 있으리란 쪽으로 기울었을 때, 예상치 못했습니다. 그 결과 자신의 부모가 초라한 죽음을 맞고, 자신이 낸 불에 잿더미가 되리란 걸, 조금만 더 평범했어도 일어나지 않을 일이었습니다. 종착지는 어둡고 좁은 감방, 지루하지 않아야 했고, 분노를 해소해야 했습니다. 들어오자마자 교도관부터 조지고, 위험인물을 뜻하는 노랑 명찰을 한 번도 뗀 적 없이, 사사건건 시시각각, 교도관들의 감시 대상, 요주의 인물, 제발 그녀를 건드리지 말아 달라, 교도관의 부탁이 재소자들에게 돌 정도였는데, 꿈이라곤 없던 그녀에게 '복수'라는 목표가 생기자 그녀는 비로소 웃을 수 있었습니다. 그것도 아주 예쁘게, 그렇게 10년, 사건의 진범이 따로 있다는 뉴스가 터졌습니다. 세상 모든 이들이 로움을 불신하고 수군댈 때, 의뢰인을 버리고 그녀 편에 선 호구 같은 변호사가 있다고 했습니다. 그동안 소녀에서 여자가 된 순진한 얼굴의 악녀는 당연히, 그 남자를 고용했고, 제 부모도 죽인 년이 순진한 변호사 하나 쥐락펴락 못 하겠느냐고, 주위 사람들은 감히 파국을 예언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로움의 계획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입맛대로 요리할 수 있을 거라 믿었던 무영이 생각보다 호락호락하지도, 예상외로 무르지도, 평범하게 움직이지도 않았기 때문입니다. 아무도 관심 없는 줄 알았던 '진실'을 캐묻지 않나, 길 한복판에서 의뢰인의 엄연한 사생활을 털어버리질 않나, 마땅히 이겨야 할 게임을 기꺼이 망쳐놓질 않나, 급기야는, 로움이 걸어갈 길이 무엇이든 끝까지 함께하겠노라고 약속하는데, 필요하다면 누구든 될 수 있고, 무엇이든 이용할 수 있는 로움은 수단이자 도구가 되는 건 변호사 무영도 예외는 아닙니다. 그녀는 생각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한다면 보여주겠노라고, 사기꾼과, 변호사의 차이를 말입니다.

 

한무영(김동욱 배우)

"그럼, 내 병을 믿어요" 서늘한 눈, 곧은 콧대, 꽃처럼 붉은 입술에 칠흑 같은 머리칼, 정색하는 게 아니라 편안한 표정인데도, 화난 거 아니냐고 주변에서 수군대게 만드는 사람, 쉽게 붉어지는 눈가 탓에, 뱀파이어 아니냐고 긴장 타게 만드는 사람, 무지 서늘하지만 잘생긴, 그야말로 냉미남의 정석인 그는, 웃기게도 성격상 동조성과 공감경향이 지나치게 높아 강한 두통, 이명 등의 신체적 증상으로까지 번지는 탓에 정신과 진료를 병행해야만 멀쩡함을 유지하는, 환자입니다. 무모했고 무신경했던 블루칼라의 아버지, 예민했고 여렸으며 쉽게 상처받았던 어머니, 어릴 때부터 섬세했던 무영의 마음은 언제나 타인을 향했고, 열아홉, 무영의 인생이 끝자락으로 떨어졌을 때, 무영 인생의 첫 멘토 강경호가 등장, 법이라는 실질적 힘으로 아버지와 무영을 보호한 그의 직업은 바로, 변호사였습니다. 그렇게 변호사를 꿈꿨건만, 막상 변호사가 된 무영은 형편없었습니다. 공감하는 마음은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켰고, 회복될 틈 없이 덧나고 짓무르기 시작했습니다. 공감만으론 무력해 변호사가 됐는데, 공감을 제거하지 않으면 변호사로 기능할 수 없었습니다. 공감은 치료의 대상이었고, 결코 그의 무기가 될 수 없었습니다. 선배 박규의 제안으로 시작된 정신과 치료 이후 그가 맡은 사건은 결코 가난한 자들에 국한되지 않았고, 어둡고 비참한 삶에 주목하지 않았으며, 밑바닥 인생이나 연민 가는 이들에 닿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모든 사생활을 닫아걸었고, 그 누구에게도 약점과 빈틈을 허락하지 않았기에 시기 어린 수군거림이 뒤따르기 시작했는데, 심리를 간파하고 파고드는 예리함, 냉정하고 집요한 추리, 마이크로 디테일을 발견하고 해석하는 능력, 무엇보다 사람의 감정을 움직이는 대화 스킬, 웃는 얼굴 한번 보기 어렵지만 능력만큼은 알아줘야 한다는 소문이 자자할 때쯤 나라를 떠들썩하게 뒤집었던 10년 전의 존속살해 사건에 이제야 진범이 나타났다는 뉴스가 돌았고, 무영은 그 '암기영재 존속살해' 사건의 진범, 예충식의 변호를 맡게 됩니다. 뱀파이어 정도면, 모두가 기피하는 흉악한 놈을 맡을 만도 하다는 주변의 평, 모두가 숨죽여 그의 참신한 변론을 짐작하던 그때 누구도 상상 못 할 속보, 변호사 한무영이 진범, 그러니까 제 의뢰인의 뒤통수를 치고 사임, 즉 변호사로서의 윤리관, 직무, 책임을 모두 저버리는 커리어 수어사이드 즉, 그 누구도 이해 못 할, 멍청하고 경악스러운 선택, 바로 이로움이라는 선택을 했다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힘없이 뜨겁기만 했던 공감, 로움이 자신을 변호인으로서 '선택'한 그 순간, 이렇게 한 번쯤은, 자신이 꿈꿨던 그런 변호사가 되나 싶었는데, 로움과의 첫 대면에서 무영은, 로움의 따뜻하고 아름다운 얼굴 이면에 감춰진 얼음송곳 같은 내면을 발견하고야 맙니다. 변호사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기 위해, 약자를 돌아보았던 진심을 잊지 않기 위해, 고통 끝에 복수를 택한 로움에게 끝까지 공감하기 위해 무영은 그녀가 가는 길을 막아서고, 때로는 대립하며, 인생의 배수진을 치기 시작하는데, 공감을 버린 이 여자에게 연대하기 위해 무영이 집어든 무기는 치부이자 약점이었던 '공감', 갈등 끝에 택한 공감의 방식은 바로, 사기였습니다. 무영만이 할 수 있는 선택이었습니다.

 

고요한(윤박 배우)

"관찰관은 접니다, 이로움씨가 아니라." 쌈박질을 하고 다니는지 여기저기 흉터가 졌고, 사막여우 같은 눈매는 묘하게 의심스럽습니다. 체격은 다부지고, 표정은 단조롭고, 든든한 피지컬에 생긴 건 멀쩡한데 구겨진 스웻셔츠에 슬리퍼가 디폴트, 실없는 아무 말에, 경계 없는 오지랖에, 쓸데없는 질문에 싹수없는 화법까지 듣고 있자면이 인간, 재수까지 없습니다. 남들이랑 다르게 안정된 직업 혹은 관계, 혹은 자차 자가 마련 따위에 관심이 있는 게 아니라, 남들 알아주지도 않는 보호관찰관 하면서 미지근한 열정을 불태웁니다. 워라밸이란 말이 의미 없이 일과 일상이 이상하리만치 혼합된 삶을 살다 보니, 그에게 걸리는 전과자들은 그의 과보호관찰에 눈물을 흘려가며 거부 의사를 표시, 때로는 경기를 일으키며 민원을 넣기도. "저희 어머니가 아프다는 소식을 듣고, 3시간 거리를 같이 달려가 줬어요." _전과 13범 홍 xx, "막일 뛰다가 무릎이 작살난 적이 있었는데, 바득바득 따져서 보험금 받는 데 도움을 줬어요." _전 좀도둑 진 xx, "말로만 변하라고 쪼는 게 아니라, 새로운 삶을 찾도록 진심으로 가르쳐줍니다." _손 씻은 지 5년, 전 조직폭력배 이 xx, 보호관찰관 고요한,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다.', '인간은, 변할 수 있다.', '인간은, 보호관찰이 필요하다!'라는 세 가지의 신조를 갖고 '야, 너도 갱생할 수 있어!!'를 외치며 전과자들을 더 나은 삶으로 이끌고 있긴 한데, 고요한 나날에도 벼락은 치는 법이니, 어릴 때 심심찮게 TV에서 봤고, 인기가 떨어지자 자취를 감췄다가, 19살에 부모를 죽였다는데 무슨 수를 썼는지 풀려난 그 여자, 감방 생활조차 험해 추가징역에 집행유예가 떨어졌다는, 이로움, 그녀가 요한 담당으로 떨어진 것, 울타리를 치든 포승줄을 던지든 관찰 대상자 로움이 범죄의 ㅂ자에도 범접지 못하게 하는 게 요한의 목표, 첫 대면부터 범상치 않았습니다. 사람을 아래위로 훑지 않나, 신출귀몰 잡힐 듯 잡히지 않았고, 종잡을 수 없어 밀당이라도 하는 것 같았습니다. 요한은 귀를 꿈틀대며 생각했더랬습니다. 짜식, 나의 관심을 무지막지 필요로 하는구먼!? 하고, 보너스로, 그녀 곁의 변호사가 장벽입니다. 물론 그에 굴할 요한이 아니지만, 이 갱생 프로젝트에서 승기를 잡는 것이 전과자와 민간인을 공평한 재수 없음으로 대하는 본 투비 보호관찰관 고요한일지, 세상에서 가장 이상한 변호사 한무영일지, 혹은 시작과 끝을 알 수 없는 비밀로 점철된 전과자 이로움일지는, 내기를 걸어도 좋을 만큼 흥미진진한 경기, 게다가, 그냥 이상한 보호관찰관인 줄 알았던 그, 아예 없는 줄 알았던 사생활이 반전으로 가득합니다. 그의 정체는 무엇이고, 어떤 삶을 살아왔으며, 대체 무엇입니까? 로움과 무영에게 원하는 게 말입니다.

 

모재인(박소진 배우)

"외면, 억압, 뭐라 정의하든, 치료의 결과는 아닐 거예요. 과정일 뿐.", 차분하고 부드러운 얼굴선, 예쁘고 환한 웃음을 지퍼 잠그듯 감춘 똑 부러진 입매, 모재인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원장으로, 과공감증의 한무영을 3년째 치료 중, 즉 그녀는 세상에서 가장 이상한 변호사의 주치의입니다. 별 드라마 없이 자란 게 평범한 삶이라면, 누구보다 평범한 삶, 큰 방황 없이 학업에 정진했고, 압박 없이도 스스로 정한 꿈, 의사, 누군가와 비교해 자랑할 만큼 특별하다고 느끼지 못했고, 누군가에 비해 뒤떨어진다고 보기엔, 주변 사정도 마찬가지였을 뿐, 본과 4학년, 그녀는 비로소 알았습니다. 세상엔 상처 입은 사람들이 이렇게 많구나 하고, 외피는 멀쩡해도 속이 곪아 든 사람들, 그들을 치고 지나간 사고는 하나로 규정할 수 없었습니다. 다른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행하는 폭력, 억압, 대를 끊지 못한 불행, 그리고 그 원천이 되는, 평범치 못한 수많은 가족들, 그녀는 분명히 알게 되었습니다. 생활비 걱정해 본 적 없고, 가족에 대한 애증으로 앓은 적 없으며, 끝도 없는 어둠으로 곤두박질치는 마음을 모른다는 건, 사람들이 쉽게 이야기하는 '평범'과 거리가 먼 삶이었다는 것을, 그래서 더 잘 해내리라 다짐했습니다. 자신이 겪지 못한 고통을 겪는 이들을 돌보고 치료하는 것, 처음엔 호기심이었지만, 온실 속에서 자랐으니 먼저 강해진 거라고 치고, 아직 강해지지 못한 사람들에게 회복을, 일상을 선물하고 싶었습니다. 다행히 타인의 고통은 그녀 안에서 곯는 법 없어, 무겁게 끌어당기더라도 족쇄같이 느껴진 적 없고, 마음속 온실이 있으니 건강한 정신과 육체를 유지하는 것도 가능했습니다. 그런데도 퇴근 시간만 되면 허한 건 매한가지, 주말만 되면 새로운 소일거리를 찾아 마실을 나서는데, 특히 '다정만화방'의 단골손님으로, 결국 그곳에서 환자와 맞닥뜨려버렸다는 게 함정, 의사-환자 간의 거리 두기가 중요하단 건 알지만, 실패한 변호사가 냉철한 뱀파이어가 되기까지의 3년을 함께했다는 게, 갑옷처럼 두른 냉정한 얼굴 아래 고뇌하는 영웅을 알고 있다는 게, 마음 아프고, 애틋하고, 뭐 그렇습니다. 아픈 손가락 무영이 커리어를 말아먹을 땐 자기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고, 소시오패스로 의심되는 여성에게 스스로를 내던지기 시작하자 명상을 시작했고, '그분' 앞에서 무력감을 느끼는 무영과 같이 무력해지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새롭게 해내는 다짐, 정신과 전문의의 기본 신념, 즉 '동정(Sympathy)이 아니라 공감(Empathy)하라.' 무영을 보면서 생각합니다. 평범하게 사는 법은 무엇일까, 키드들을 보면서 궁금해집니다. 이들은 어떤 삶을 살아온 것일까, 이들의 공조를 보면서 그녀는 고민합니다. 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상하게도, 어쩌다 보니 이 기묘한 투쟁의 아군이 되어가는 그녀, 무영을 치료하며 건넸던 조언은 자기 자신을 향합니다. 나는 외면했던 과거를 청산하고 진실을 마주할 용기가 있을까, 엎친데 덮친 격으로 듣도 보도 못한 이상한 종(種)의 남자, 요한이 안정적인 일상에 조약돌을 던지기 시작하면서 삶은 예고 없는 장르 변환을 꾀하고 있었습니다. 자기도 모르는 새, 깊게, 엮여버린 이들과 함께 말입니다.

 

드라마 tvN 이로운 사기 시청률

5월 29일 첫 방송분 시청률은 4.6%로 좋은 출발이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자칫하면 겹치기 출연으로 논란이 되어버릴 수도 있는 상황이 벌어졌지만, 앞뒤 상황을 전혀 알 수 없었던 예전과는 다르게 드라마의 제작 과정이나 촬영시기와 방영시기 등의 여러 가지 상황들을 인지하고 있는 똑똑한 시청자이기에 더 이상 그런 부분들을 배우에게 문제 삼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오히려 논란이 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좋은 연기력으로 월화의 남자로 등극한 김동욱 배우님의 저력이 한몫을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드라마보다는 영화가 주력이었던 천우희 배우님 또한 연기력으로 시청률 견인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입니다. <어쩌다 마주친, 그대>의 마무리와 시청률에 따라 어느 정도의 시청률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이 되며, 어지간해서는 시나브로 상승곡선을 그릴 것으로 조심스레 예상해 봅니다.

 

드라마 tvN 이로운 사기 스토리

공감이란, 이 단어가 서점을 가득 채웠던 때가 있었습니다. 인간과 괴물을 나누는 잣대의 이름이던 때도, 온갖 희비극에 답을 대신하는 버튼일 때도 있었습니다. 우리, 인간이 세상에 반응하는 방식이란 오직, 공감하거나 외면하는 것뿐인지라, 공감이란, 각자를 연결하는 유일한 통로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러나 세상은 그리 간단치 않아, 자신과는 상관없는 고통을 무시한 덕에 성공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타인을 착취하고 짓밟으며 충만해지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남이 아플까 싶어 제 살을 내어주고 추락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타인을 위하는 마음으로 배신당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마치 '공감해 봤자 손해'라는 듯이, 왜 공감이 연약하고 무력해야만 하는가, 우리 모두 공감받길 원하면서, 인간이라면 욕망하지 않나, 우리가 누구든, 언제 어디에 있든, 어떤 모습이든, 삐뚠 입으로 삐뚠 말을 하고 삐뚠 행동을 해도, 그저 곱고 따뜻한 부분만을 찾아내 '알아주고', 공감해 줄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고, 시작은 그저 하나의 장면, 고통스러운 사건에 정반대의 반응을 보이는 두 남녀에 대한 공상이었습니다. 폭력과 피해자 앞에서도 동요하지 않는 시니컬한 여자, 여자와는 달리 공감하고 눈물짓는 따뜻한 남자, 이들이 이렇게 된 이유가 있을 텐데 그나저나 둘은 왜, 함께 있을지? 둘은 언제까지 함께일 수 있을지? 악당이 언제, 어떤 얼굴로 나타나 타락시키고, 약점을 간파하고, 무릎 꿇릴지 모르는 상황에서, 더 무섭게는 서로가 서로의 빌런이 되어 상처를 후벼 팔지 모르는 상황에서, 진심으로 이해하고 용서하고 사랑하지 않는 한, 노력하지 않는 한, 계속해서 악해질 이 세상에서, 너무나 다른 두 사람이 다툴 이유뿐인 이 세상에서, 그럼에도 이들이 함께 나아가려 한다면,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이 가능해지려면, 이건 그 어떤 전쟁보다도 치열한 싸움일 수밖에 없고, 그 무기는 공감이어야 했습니다. 절벽에서 만나 파멸을 앞둔 이들이 서로에게 구원이 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우리 발 디딘 집이 공고하길 바라고, 우리 싹을 틔워낸 가정이 행복하길 꿈꾸고, 우호적인 이웃들에 둘러싸여, 우리를 지탱하는 마음이 단단하기만을 소망하지만, 그럼에도 허물어진 집과, 불행한 가정과, 공격하는 사람들 틈에서 가난한 마음을 지닌 이들이라도 함께라면, 해볼 만하다고, 이들의 이야기가 남들에게 자랑하지 않으며, 체온보다 왜곡되거나 과장되지 않아도, 보는 이들을 서서히 물들이면 좋겠습니다. 증오가 용서가 되고, 계산이 이해가 되며, 해로웠던 사기가 이로운 사기가 되는 정도, 딱 그 정도의 온도로, 결국 구원의 시작은 공감이라는 믿음으로 말입니다.

 

마무리글

먼저 소개드린 바 있던 <어쩌다 마주친, 그대>의 범인을 추리하는 과정이 점점 흥미를 끌어가기에 충분하였지만 시청률 상승은 아주 소소한 편입니다. 보던 사람들만 더 빠져들어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시청자의 프로파일링 과정에서 온전히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던 김동욱 배우님의 연기가 과하지 않고 딱 적당하게 좋았으며, 또 다른 캐릭터인 병적인 프로공감러 한무영 변호사의 모습은 어떻게 이끌어 갈는지 기대가 됩니다. 그런 착한 마음을 가진 이들을 이득이 된다면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이용하는 소시오패스 이로움의 반전 연기를 보고 놀라기엔 첫 화만으로도 충분했던 것 같습니다. 거기에 '걸스데이' 시절부터 팬심으로 지켜봐 왔던 박소진 공대언니 배우님의 차분한 연기도 기대가 됩니다. 그 외에도 많은 등장인물이 있습니다만, 두 명의 연기 천재만으로도 충분한 매력이 있어 보이는 이로운 사기, 상충되는 둘의 라이프 스타일들이 서로에게 얼마나 물들여지고 변화되어 발전될지 기대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이로운 사기 함께 완주해 보시겠습니까?